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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알쓸신잡] 양자컴퓨터는 블록체인을 무너뜨릴까?
카페 관리자     2019.11.01 17:55:44

구글이 세계적인 과학전문지인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 하나로 전 세계가 떠들썩하다. 구글이 공개한 논문은 ‘양자 우월성(Quantum Supremacy)’이라는 중대한 과학적 진전을 실제로 입증한 것으로, 그동안 이론적으로 양자컴퓨터의 성능이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다는 명제를 현실화한 것이다. 논문에서 구글은 자기 회사의 양자컴퓨터인 ‘시커모어(Sycamore)’가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1만년 걸리는 연산을 단 200초 만에 풀었다고 공개했다. 

사실 양자컴퓨터는 전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나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공룡기업들이 연구를 진행해온 분야로, 지난 2015년에 이미 ‘양자 인공지능 연구소’는 양자컴퓨터인 ‘D웨이브2X’ 실물을 공개하면서 이 컴퓨터가 싱글코어 컴퓨터에 비해 1억 배 이상 빠른 처리 속도를 구현했다고 밝힌 바 있다. 


100억 분의 1m에 불과한 원자 단위 이하의 물리적 속성을 가진 양자는 여러 고윳값을 가지는 서로 다른 고유 상태가 중첩돼 존재한다. 이를 양자결집상태라고 하는데, 이를 이용하면 기존 컴퓨터와 전혀 다른 연산체계를 가진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 기존 연산 단위인 비트(bit)는 0과 1로만 표현되며 비트는 이 둘 중 하나만 가질 수 있었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0과 1은 물론이고 0과 1의 조합을 동시에 나타내고 저장할 수 있는 양자비트(quantum bit) 혹은 큐비트(qubits)를 이용해 데이터를 처리한다. 

예를 들어, 2개의 큐비트가 얽히면 00과 01, 10, 11 등 4개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고 3개의 큐비트가 얽히면 총 8개, 4개가 얽히면 16개, 5개가 얽히면 32개와 같이 병렬처리를 통해 큐비트 개수 당 2의 n제곱배의 연산 처리 속도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만약 큐비트가 512개라면 2의 512제곱배라는 상상 불가할 정도의 빠르기로 연산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두 상태의 중첩이 가능해져 기존 0과 1이라는 비트로 모든 정보를 저장하는 전통적 컴퓨터에 비해 훨씬 더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가질 수 있다. 통상 큐비트 개수가 50개일 때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앞지를 수 있다고 하는데, 이번 구글의 논문이 주목받는 대목은 이처럼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 성능을 능가할 수 있는 ‘양자 우월성’이 실험을 통해 최초로 입증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연산속도에서의 혁명을 가져올 양자컴퓨터가 본격화된다면 가장 주목받을 분야가 바로 암호화다. 큐비트가 많을수록 속도는 빨라지지만 큐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양자결집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과제가 남긴 했지만 앞으로 양자컴퓨터가 본격 실용화되면 현재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암호 알고리즘은 쓸모가 없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현재 널리 쓰이는 공인인증서와 공개키암호화(PKI), 구간암호화통신(SSL) 등에는 RSA라는 암호화 알고리즘이 들어가 있는데, 이들은 소인수분해의 계산상 난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현존하는 컴퓨팅 파워를 이용해 이를 해독하려면 짧아도 수십년, 길면 수백 년이나 걸린다. 그러나 양자컴퓨터는 향상된 연산 처리속도를 바탕으로 일반컴퓨터가 최장 수백 년에 걸쳐 풀어야만 하는 소인수분해 계산을 단 몇초 안에 마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1994년 수학자인 피터 쇼어는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새로운 소인수분해 알고리즘을 개발, 소인수분해 문제를 푸는 데 걸리는 시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했다. 이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은행 전산망이나 국가 기록보관소 등의 보안도 손쉽게 뚫을 수 있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이용자에게 거래 장부에 해당하는 블록 전체를 낱낱이 공개하고 이를 분산 관리하게 하는데, 참여자의 51%가 합의를 통해 각 블록이 타당한 거래임을 승인해야 기존 블록체인에 연결돼 수정 불가능한 거래기록으로 남을 수 있다. 혹시라도 거래내역을 조작하려면 하나의 블록이 생성되는 10분 안에 모든 네트워크 참여자의 컴퓨터를 해킹해 블록체인 전체를 한꺼번에 조작해야만 위변조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의 안전함을 담보할 수 있는데,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블록체인 네트워크내 51%의 컴퓨팅 파워를 충분히 앞지를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양자컴퓨터를 가진 참여자가 굳이 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공격하겠느냐 하는 의문은 가질 수 있다. 양자컴퓨터의 엄청난 컴퓨팅 파워라면 남아있는 코인들을 채굴하고 네트워크 보안성을 강화하는 것이 자신에게 훨씬 더 이득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비트코인을 담는 전자지갑의 개인키가 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더 커 보인다. 비트코인의 경우 일반적으로 지갑 주소를 가지는데, 지갑의 퍼블릭키의 RSA 알고리즘이 양자컴퓨터에 쉽사리 뚫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 지갑의 퍼블릭키에서 프라이빗키를 손쉽게 도출해 냄으로써 지갑을 탈취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물론 당장 겁에 질릴 필요는 없다. 구글의 실험으로 이제 겨우 양자 우월성이 처음 입증됐을 뿐 아직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가 언제 가능할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컴퓨팅 기술의 진화만큼 더 안전한 알고리즘이 나올 수도 있다. 이미 양자컴퓨팅에 맞서기 위해 양자저항 거래장부라는 뜻을 가진 QRL이나 블록체인 기술이 아닌 새로운 네트워크 방식을 이용하는 바이트볼(Byteball)과 같은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또한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속도와 맞물려 기존 암호화 프로토콜에 새로운 암호화폐 표준을 채택하고자 하는 노력도 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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